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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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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호타이어 2011. 6. 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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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도약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현재

중국산은 아직까지는 무시해도 좋을 저가의 저질 제품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중국산은 어느새 무시할 수만은 없는 존재가 됐고, 그건 자동차도 예외일 수 없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이미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거대하고 또한 예단하기 힘든 수준까지 발전할 태세다.
글 김형준/월간 <모터 트렌드> 에디터



중국은 13억 인구가 떠받치는 시장이다. 시장 잠재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내 자동차시장과 중국을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한국엔 다섯 개 자동차메이커가 있지만 중국 자동차 메이커는 130개가 넘는다.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는 현대 아반떼로 판매량은 1만 7,021대였다. 지난해 중국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러는 BYD F3였는데 이 차의 판매량은 21만 7,300대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806만 대의 신차가 팔렸다. 한국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단일 자동차시장으로 미국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자동차 역사상 최다 판매 기록이었다. 중국은 이미 2009년에 미국 자동차시장의 규모를 넘어섰다. 중요한 것은 중국 자동차시장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경엔 신차 판매가 최소 4,000만 대에 이를 거란 관측이다. 중국은 초저가 자동차부터 초고가 럭셔리카까지 커버할 수 있어 자동차 회사 입장에선 세상에 둘도 없이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인기가 좋은 GLK 소형 크로스오버의 중국 현지생산을 검토 중이고, 유럽 외에는 어디서도 차를 만들지 않는 포르셰조차 중국생산공장 설립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벤츠뿐 아니라 아우디와 BMW 역시 일찌감치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아우디 A4L과 A6L, 볼보 S80 L 등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럭셔리카를 만들어왔다. A4L, A6L, S80 L은 모두 A4와 A6와 S80의 롱 휠베이스 모델을 의미한다. 콧대 높은 유럽 고급차 브랜드들이 큰 돈을 투자해 중국 공략에 나서는 건 그만큼 값어치가 있어서다. 초호화 자동차 역시 사정이 좋다. 한국에서 100대 남짓 팔리는 벤틀리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000대 가량 판매됐고, 한국에서 20대 팔린 롤스로이스는 중국에서만 700대 이상이 팔렸다. 벤틀리에게 중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고, 롤스로이스도 그에 버금가는 비중으로 중국 시장을 대한다. 이들 중 누구도 중국 혹은 중국인을 낮추어 보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시장의 진정한 저력은 합작회사에서 비롯된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와 외국 자동차 기업이 손잡고 세운 합작회사는 대개 품질과 성능이 검증된 외국 자동차를 중국 현지 사정에 적합하게 손질해 중국에서 생산한다. 중국은 벌써 수십 년째 이 같은 방식으로 자국 자동차산업을 단숨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해왔다.

그 중엔 최근의 합작 관계 아래 만들어진 최신형 합작차가 있는가 하면, 합작 관계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만들어져 온 합작차도 있다. 물론 정식 합작 계약없이 은근슬쩍 카피해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중국 도로엔 별의별 희한한 자동차들이 뒤섞여 있기 일쑤다. 구형과 신형이 뒤섞이고, 구형 중에도 옛 모습 그대로인 것과 스타일을 고치고 또 고쳐서 완전 딴판이 된구형이 한데 뒤엉킨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BYD F3는 토요타 코롤라를 닮은 토종 중국차다. 그 다음 많이 팔린 상하이-폭스바겐의 라비다는 4세대 제타를 베이스로 휠베이스만 늘려 만든 중국 전용 모델이고, FAW 폭스바겐 제타는 2세대 제타를 얼굴만 세 번째 바꾼 모델이지만 두 차는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

이 정도는 애교에 가깝다.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엔 BMW
와 현대와 토요타를 짬뽕한 듯한 SUV가‘고유모델’이란 수식을 달고 출품되는가 하면, 롤스로이스와 스마트와 미니를 믹서기에 넣고 돌려 만든 것 같은 세단도 한 점 부끄럼 없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하나같이 모방의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은 찾을 수 없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 동안 중국 자동차회사들은 쉼 없이 ‘카피본 자동차’를 만들어왔다. 카피를 당한 외국 자동차회사와의 소송도 수 차례 있었지만, 그들이 패소했다는 소식은 단 한 차례도 들어본 적 없다.
 
실상 후발 자동차회사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지 선진 자동차회사의 것을 모방하고 탐구하는 건 자동차산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대와 기아 역시 불과 5~6년 전까지는 그런 방법으로 성장하고 힘을 길러왔다. ‘미국 스포츠카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쉐보레 콜벳도 시작은 페라리를 모방하는 것이었고, 렉서스 또한 처음엔 메르세데스 벤츠를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 럭셔리카 시장에 진입했다. 문제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중국 내엔 130개 남짓의 자동차 회사가 존재하지만 그 중 자동차를 제
대로 개발할 줄 아는 회사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아닌 게 아니라 중국 신차 시장에선 상위 10개 메이커가 90%에 육박하는 판매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 100곳 이상의 중국 토종 자동차회사는 특별한 기술력도 없이 모방에 가까운 자동차를 뚝딱뚝딱 찍어내다가 어느 틈엔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국가입장에선 지나치게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산업구조인 셈이다. 중국 정부도 이문제를 잘 알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군소 자동차 회사들을 통폐합해 관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군소 회사가 흡수되는 곳은 상치그룹, 동펑자동차 등 상위 12개 메이커다.

중국 내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며 무시할 일이 아니다. 중국의 상위 12개자동차 메이커는 합작 관계에 있는 외국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을 흡수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고, 나아가 해외 시장에까지 적극 진출하고 있다. 그 중엔 BYD처럼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라면 세계 어느 자동차 메이커보다 앞서 있는 회사도 포함돼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토요타가 렉서스로 독일 럭셔리카 브랜드를 위협했고,현대가 제네시스와 YF 쏘나타 등으로 자동차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한 것처럼 상치그룹 혹은 동펑자동차의 스포츠카가 전 세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일도 터무니없는 상상만은 아니다. 더구나 중국 경제는 지금도 팽창을 거듭하는 중이다. 현재로선 얼마나 더 커질지 아무도 모른다. 실은 그 점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다.

 

중국 내엔 130개 남짓의 자동차회사가 존재하지만 그 중 자동차를 제대로 개발할 줄 아는 회사는 10여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100곳 이상의 중국 토종 자동차회사는 특별한 기술력도 없이 모방에 가까운 자동차를 뚝딱뚝딱 찍어내다가 어느 틈엔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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