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뼈대가 되는 '필러' 이야기

자동차를 지탱해주는 기둥 역할을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필러' 라고 하는 부위입니다. 자동차 필러라고 하면 많은 분들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자동차 필러란?

 

필러는 자동차의 지붕과 바디를 연결해 차체를 지탱해주는 기둥을 일컫습니다. 필러라는 구조물이 등장한 것은 1950년대 미국에서부터이지만, 그 기본 개념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1930년대에 처음 고안해낸 '크럼플 존'에서 찾습니다. 벤츠의 엔지니어 '벨라 바레니'는 입사 전이었던 1937년에 크럼플 존을 만들었어요. 크럼플 존은 차가 충돌했을 때,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력을 줄이기 위해 외부 충격을 흡수할 차체가 필요하다는 개념입니다. 외부 충격에 구부러지며 전체적인 충격 시간을 늘리는 크럼플 존은 1953년에 출시된 벤츠 W120에서 처음 적용됩니다. 이 크럼플 존은 사람이 탑승한 공간인 '세이프티 존'을 둘러쌉니다. 세이프티 존은 탑승자가 있는 공간이니만큼, 견고하게 만들어져야겠죠. 그래서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필러'입니다.

 

 

A,B,C,D 필러

 

자동차의 종류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필러의 종류는 A,B,C,D의 형태로 나뉩니다. 보통 세단 형태의 승용차에는 A,B,C 세개의 필러가 있으며 왜건의 경우에는 D필러도 존재합니다. A필러는 자동차 전면 사이드미러가 장착된 부분이고 B필러는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C필러는 탑승 공간과 트렁크 부분이에요. D필러는 왜건 차량의 마지막 테일게이트 부분을 말하고요.

 

자동차 앞부분에 위치해 차체 강도를 더해주는 A필러는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초고장력강을 이용해 A필러를 구성합니다. 하지만 A필러가 너무 두껍게 제작된 차량의 경우는 코너를 돌거나 차선을 바꿀 때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기도 해요.

 

차체의 1열과 2열을 구분하는 B필러는 측면 충돌 상황이 생겼을 때 탑승자를 지켜줍니다. 이 부분도 대부분 초고장력강으로 만들어지며 'B필러 스티프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윈드실드의 구획이 되는 C필러 역시 측면과 측후면 충돌로부터 탑승자(특히 뒷좌석 탑승자)를 보호해요. 대형 SUV 차량이나 미니 밴 등에 자주 등장하는 D필러는 창문의 후방, 즉 차량의 맨 뒤 기둥을 지탱해줍니다.   

 

 

필러의 경량화

 

최근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은 필러의 경량화를 통해 한 층 더 가벼워진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면 연비가 향상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차량 성능 개선에도 도움이 돼요. 1.5톤 승용차의 무게를 10% 줄일 경우 가속 성능이 8% 향상되고 제동거리는 5% 단축되며 조향 성능은 6% 향상됩니다. 더불어 A필러는 두께가 얇아지면 운전자의 시야가 더 넓게 확보되며 전 측면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충돌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는 기능이 적어질 수도 있겠죠.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필러가 가벼워지면서도 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들 수 있습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철보다 50%, 알루미늄보다 30% 가벼우면서도 인장강도는 철에 비해 10배가량 높습니다. 이 소재는 과거에 도어 트림, 디퓨저, 스포일러 윙 등 내외관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을 위해서 주로 사용됐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필러 제작에 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어요.

 

 

불시에 찾아오는 충돌 사고에서 탑승자의 부상을 줄여주는 자동차 필러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차체의 든든한 기본 골격이 되는 필러가 앞으로는 얼마나 더 가벼워지고, 견고해질지 기대가 되네요!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필러의 존재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