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첫인상은 '그릴'이 결정하는 법. 다양한 기능적 역할과 차량의 전반적인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는 그릴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릴이란?
자동차에서 '그릴'이란 라디에이터 앞에 설치돼 통풍구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입니다. 그릴은 라디에이터의 파손을 막아주며, 주행 중 공기를 유입해줘 냉각수와 엔진의 열을 낮춰주기도 합니다. 물론 차량의 디자인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릴은 오랜 기간 자동차의 기능적, 디자인적 중요 요소로 자리매김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릴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바로 '공기 저항' 때문입니다. 그릴이 차량 전면에 위치하면 자연스레 차량의 면적이 커지게 되므로 공기 저항이 커지고 가속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요.
또한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대부분 엔진룸을 설계할 때 냉각 장치를 탑재하기 때문에, 그릴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아요. 특히 전기 자동차의 경우에는, 구조 특성상 그릴이 있어야 할 기능적 이유가 없습니다. 연료가 엔진을 거쳐 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의 가솔린, 디젤 차량과는 달리 전기차는 배터리 전력이 전기모터를 거쳐 바퀴를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최근 그릴은 차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심미적 기능으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브랜드별 그릴의 모습
아우디
아우디의 상징 중 하나인 사다리꼴의 '모노 프레임 그릴'은 2005년에 첫 적용됐습니다. 초기 아우디의 모노 프레임 그릴은 모서리가 둥글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각이 뚜렷해졌습니다. 현재는 육각형(헥사고날)에 가까운 모양으로 바뀌었어요. 슬림하고 수평적인 뒷모습과 대조되는, 앞면의 커다랗고 존재감 있는 그릴이 아우디만의 매력 아닐까요?
랜드로버
랜드로버는 벌집 모양의 직사각형 그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릴의 두께는 얇게 제작해, 자칫 투박해 보일 수 있는 SUV 차량에 날렵한 이미지를 더합니다. 무게감 있는 차량에 얇고 정교한 그릴을 장착한 덕분에 시각적인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기아
기아차 앞부분에는 위아래가 오목하게 들어간 모양의 그릴이 있습니다. 마치 이빨을 드러낸 호랑이 코 같은 모습이라, '호랑이 코 그릴'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죠. 호랑이 코 그릴은 2008년 출시된 '로체 이노베이션'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당시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였던 피터 슈라이어는 이 그릴에 대해 "사람들이 보자마자 단번에 기아차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아차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호랑이 코 그릴 디자인을 오랫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여기까지 자동차의 '그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날의 그릴은 과거에 비해 기능적 역할은 줄어들고 있지만 디자인적 요소로서의 존재감은 확실히 뽐내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아이덴티티를 책임지는 그릴의 모습이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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