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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시대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금호타이어 뉴스

by 금호타이어 2011. 1. 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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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ic Vehicles are Coming!
1886년 칼 벤츠는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을 세상에 선보였다. 
내연기관 엔진을 얹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였다. 그리고 120여 년이 지난 
2010년, 유럽 올해의 차 COTY 선정위원회는 2010년의 자동차로 닛산 
리프를 선정했다. 내연기관 방식이 아닌 전기 모터로 달리는 자동차가 
COTY에 오른 건 처음이다. 또한 미국 <모터 트렌드>에서도‘올해의 차’로 
시보레 볼트를 선정했다. 시보레 볼트 역시 배터리와 휘발유 엔진이 전력을 
공급하고 전기 모터가 바퀴를 굴리는 일종의 전기자동차. 먼 훗날 자동차 
역사서는 2010년을 칼 벤츠의 최초의 자동차가 선보인 이래 가장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할 것이 분명하다. 

글 김형준/월간 <모터 트렌드> 에디터



과연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 각지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개조전기차 아이미브i-MIEV의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 11월말 누적생산대수 5,000대를 돌파했다. 미쓰비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 시트로앵은 내년 초부터 100% 순수 전기차로 기업체 
대상의 카 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2010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닛산 리프는 12월 말부터 일본과 미국시장 판매에 들어가고, 내년 
초에는 유럽시장에도 진출한다.

독일 BMW는 2013년 대도시 운전자들을 위한 소형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고, 폭스바겐은 패밀리 해치백 골프를 베이스로 한 전기차 골프 블루 
e모션을 2014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대한 포부가 가장 큰 건 프랑스 르노다. 일본 닛산과 얼라이언스 
관계에 있는 르노는 2016년까지 8종류의 전기차를 내놓고 누적판매 200만 
대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GM은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에 선정된 
시보레 볼트를 연말부터 시판한다. 판매계획도 구체적이라 내년에 1만 대,
2012년엔 4만 5,000대를 목표로 한다.

현 시점에서 배포가 크기로는 중국 정부를 따를 곳이 없다. 2015년까지 전기차 
판매 100만 대를 목표로 삼았고 향후 10년간 전기차 분야에만 17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중국은 세계 최대·최고의 
전기차 시장으로 우뚝 선다.

우리 정부도 부지런히 전기차 로드맵을 제시했다. 2012년부터 전기차를 
구매하는 민간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2014년엔 중형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기차를 둘러싼 최근의 모습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화석연료를 쓰는 재래식 내연기관이 배터리를 쓰는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대체된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와 같다. 
새롭게 조성되는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후발주자와 위기감을 느낀 선두주자가 
충돌하는 판국이다. 
자동차 회사나 각국 정부 모두에게 전기차는 어떤 이유로도 거절할 수 없는 
초대장이 된 셈이다. 그런데도 정작 전기차의 혜택을 톡톡히 누려야 할 
소비자들은 제대로 된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미쓰비시의 순수전기차 아이미브는 실상 개인보다 기업고객 대상의 판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시트로앵이 선보인다는 전기차 셰어링도 기업체 대상의 
서비스다. 올해 말부터 유럽 판매에 들어간다는 프랑스 푸조의 전기차 이온 
EV는 월 499유로를 내고 리스 형태로 빌려 쓰는 자동차다.



미국 시판을 시작하는 시보레 볼트는 소형차지만 판매가격이 4만 1,000달러
(약4,700만 원)에 이른다. 역시 소형차인 닛산 리프의 일본 내수시장 가격은 
376만 엔(약 5,100만 원)이다.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아도 값은 300만 엔(약 4,000만 원)에 가깝다. 엔트리급 
프리미엄 자동차에 준하는 값이지만 이들 차의 품질이나 편의성은 평범한 
소형차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기차 가격이 합당한 수준까지 떨어지려면 
배터리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 배터리 값이 떨어지려면 대량생산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30년이나 돼야 전기차 가격이 재래식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떨어 질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2020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꽤나 낙관적인 수치지만 여기엔 기존의 하이브리드카도 포함돼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실상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시대를 앞당긴 
촉매제였다.
현재 선보이는 많은 전기차들이 하이브리드카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기도 
하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카의 선두주자지만 최근에야 누적 
판매대수 200만 대를 돌파했다. 1997년 첫 선을 보인 이래 13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하이브리드카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건 다름아닌 비싼 가격이었다. 과열된 
전기차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하이브리드카의 종말을 예측하는 것도 성급하다. 
일본 자동차 회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지금은 미국과 
유럽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열심이다. 점차 엄격해지는 각국 
배출가스 기준과 기업평균 연비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하이브리드카 
개발은 고급 대형차 비중이 큰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절박하고, 고성능 
스포츠카 회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독일 스포츠카의 정점에 있는 포르셰 
역시 머잖아 전 모델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할 거란 소식이다. 전기 모터가 
내연기관 엔진에 힘을 보태는 방식이 주를 이루던 하이브리드카는 최근 
플러그로 배터리를 충전해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체질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전기차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싹을 
틔운 결과물들이다. 중요한 사실은 플러그인 전기차가 전기차의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기자동차가 순수한 의미의‘제로 에미션Zero-Emission’자동차,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자동차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가발전 방식의 전기자동차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지금의 플러그인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항속거리가 200km에 
미치지 못한다. 

연료전지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모터를 구동하는 자가발전식 퓨얼셀 자동차라면 
현재의 재래식 자동차 못지않은 항속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연료전지야말로 
내연기관 엔진을 대체할 궁극의 차세대 동력원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퓨얼셀 
자동차라고 내일 당장 전시장 가서 살 수 있는 자동차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전기차를 장만할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적어도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가 잉태되고 있는 기념비적인 시대 한가운데 서 있으니까. 
게다가 이건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어낸 칼 벤츠 할아버지도 겪어보지 못한 
진귀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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