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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 춘천으로 가는 길

호호, 신나는 생활

by 금호타이어 2011. 1. 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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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춘천을 설명할 때면 ‘서울에서 2시간 거리’ 혹은 ‘자동차로 2시간만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정도의 수사가 흔히 따라붙었다. 그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춘천이라는 도시는 언제나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얼굴로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나들이 코스가 되어 주었는데, 이런춘천을 잇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서울에서 강원도로 이어지는 민자 고속도로가 개통을 끝마친 것. 춘천의 낭만과 멋을 한 걸음 가깝게 즐길 것인가, 아니면 예전 그대로 즐길 것인가. 이제 춘천 여행에 기분 좋은 고민이 하나 더 생겼다.
글 박정선 | 사진 박창완(스튜디오 창)







사진 1) 널찍하고 잘 정비된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춘천까지 안전한 운행을 보장한다
사진 2) 톨게이트를 지나 38분이면 춘천에 닿는다
사진 3) 산이 많은 곳이지만 터널을 뚫어 시원하게 달리도록 했다



서울에서 38분이면 오케이!

춘천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 춘천 한 해 관광객 1천 만 명의 시대를 열었고 춘천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도 늘어났는지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고속도로가 뚫린 후 춘천에서 벌어지는 각종 대회 및 축제 등, 이벤트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 역시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 이렇게 길 하나가 도시의 모습까지도 바꿔버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새로운 길 위에 몸을 얹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이다. 올림픽 대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미사리 근처의 미사대교로 올랐다. 미사대교는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시발점이 되는 곳으로 새로 지은 다리 위로 매서운 겨울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수십 년 만에 불어 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다리 아래 한강물은 모두 꽁꽁 얼어 붙었고, 기세 등등한 동장군에게 운전자들이 주눅이 든 모양인지 도로 위는 평소보다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이어졌음을 알리는 남양주 톨게이트를 지나자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산들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낸다. 풍경은 이미 강원도 깊은 산길을 방불케 했는데, 눈앞에는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이 아닌, 시원하게쭉뻗은 고속도로가 펼쳐져 있으니 주위 풍경과 대조적인 길 위에서 신나게 달리는 차들이 어쩐지 낯설게만 느껴졌다.

고속도로의 미학은 역시 직선에 있다. 도로 위를 덮칠 듯이 가깝게 마주한 산등성이들의 사이를 이리저리 뚫고 지나가는가 하면, 정면에서 가로막은 산은 터널을 뚫어 거침없이 달리게 했다.그 동안 춘천가도를 이용하면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스피드를 만끽하고 싶어서였을까? 주위 차들은 제한속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주는 짜릿한 스피드를 즐기며 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몇 개의 터널과 몇 개의 다리를 건너갔다고 생각했을 무렵, 어느새 자동차는 춘천 톨게이트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제야 시간이 궁금해져 시계를 쳐다 보니, 40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 위에 발 한번 얹지 않고 신나게 달렸던 탓인지 60km 남짓한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길이가 6km도 채 안되는 것처럼 짧게느껴졌고, 그만큼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




사진 4) 새로 지어 깨끗하고 잘 정비된 가평 휴게소
사진 5, 6) 춘천휴게소는 전망이 탁월하고 기린, 풍차 등 재미있는 조형물이 가득하다

춘천 여행의 일부가 된 휴게소들

서울에서 춘천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동안 모두 두 개의 휴게소를 지나게 된다.
하나는 춘천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가평 휴게소,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 춘천을 목 앞에 둔 언덕 위에 자리한 춘천휴게소다. 새로 생긴 도로 위의 가평 휴게소는,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것이 깨끗하다. 구운 감자, 호두과자, 어묵 등 고속도로위의 주전부리들을 한 곳으로 모아놓아 매장들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넓은 식당과 카페는 물론 계속 앉아서 운전하며 쌓인 스트레스도 풀 수 있도록 미니 야구장까지 갖추어져있었다. 현재 서울춘천고속도로 위의 유일한 휴게소여서 그런지 이 곳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저마다 목적은 다르지만, 이들의 목적지는 분명하지 않을까? 낭만이 가득 숨쉬고 있는 도시 춘천 말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가평 휴게소와는 대조적으로 춘천 휴게소는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아름다운 풍차가 있는, 전국의 모든 휴게소를 통틀어도 어느 곳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휴게소가 바로 이곳이다. 춘천 톨게이트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자리하고 있어 이 곳에 오르면 맑은 날에는 춘천 시내까지 탁 트인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일반 휴게소와는 달리 이 곳은 작은 공원을 갖추고 있는데, 공원 안에는 기린 모양을 한 조형물을 비롯해서 규모는 작지만 상당히 섬세하게 지어 놓은풍차, 그리고 곳곳에 마련해 둔 벤치 등이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휴식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춘천 휴게소라는 이름답게 곳곳에 춘천의 명소들을 찍은 사진들을 전시해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춘천 휴게소는 어찌보면 작은 춘천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관광을 목적으로 춘천을 찾는 이들이라면, 이곳에 들러 춘천에 대해 예습을 한 번하고 다시 길을 오르는 것도 좋을 법하다.


춘천은 물길을 따라가야 제 맛

서울에서 춘천까지 40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옛길인 46번 지방도를 선택 해야 할 이유가있다면, 그것은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의 아름다운 풍광 때문일 것이다. 
 
 46번 지방도는 본래 인천에서 시작되어 서울, 경기를 지나 강원도 고성에 이르기 까지, 동-서를 잇는 총 길이 217km의 도로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서울에서 춘천
구간까지 46번 지방도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많아 서울에서 춘천을 잇는 구간에는 특별히‘경춘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경춘가도라
는 아름다운 이름처럼 이 길은 서울에서 춘천까지 빼어난 풍광들이 길을 따라 곱게 이어져 있어 딱히 목적지를 두지않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특히 대성리를 지나는 구간에서부터
는 계속해서 한쪽에 반짝이는 물길을 두고 달릴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경춘가도 하면 물길을 따라가는 구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후 46번 지방도의 풍경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을 안고 길 위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과
연!
 서울 외곽순환도로 구리 쪽에서 46번 지방도로 올라타는 지점에
서부터여느때와는확 달라진모습으로다가왔다. 통행 차량이많은 극심한 정체 구간이어서 언제나 반쯤은 마음을 비우고 들어서야 했던 퇴계원 I.C와 진관 I.C를 가볍게 통과하는 것이 아닌가. 새로 생긴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교통량을 분산시켜 놓았기 때문인지 46번 국도 위에서도 차들은 신나게 달리고 있었고, 그런 차량의 무리 속에서 역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덧 대성리에 접어들었다.
매섭게 불어닥친 1월의 한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지는 못한듯, 서울-춘천 고속도로와는 달리 46번 지방도는 겨울 풍경 안에서도 포근한 이미지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따스한 햇살이 무릎을 펴고 길 위에 내려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보석처럼 반짝반짝 비추었다. 주위 곳곳에 쌓인 눈들을 지워버린다면 5월의 어느 아침처럼 따뜻한 기운이 상쾌하게 길 위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겨울 풍경을 따스하게 만들어버리는 힘은 역시 길옆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있지 않나 싶다.
 대성리를 지나 이후 가평과 강촌역을 거쳐 춘천에
이르는 동안 이어진풍경들을 강물은모두 보듬으면서 흐르고있었다.
 그리고 그 풍경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웠다.







시간도 잠시 멈추는 길 위의 풍경들

서울에서 춘천까지 가는 길로 편리한 고속도로가 아닌 46번 지방도
를 선택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길을 가다 원하는 곳에서 어느때고 잠시 멈췄다 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지방도의 특징이자 특권 이기도 하다. 그래서 46번 지방도에서는 그 길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음식점과 카페 등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호명호수 주변의 카페촌이 그렇다. 호명호수는동절기에 입장을할 수없지만, 주위의 카페들은 여전히 문을 열고 이곳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쉴 수있는시간을허락하고있다. 호명호수로 이어지는 산길은 엄밀히 말해 46번 지방도 위에 있지 않고, 청평검문소를 지나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길로 살짝 빠져야들어갈 수 있다.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작고 소박하지만 예쁘고 재미있
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많은 차량들이 잠시 이 곳으로 들어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않는다.

 46번 지방도를 따라 달리는 물길은 춘천을 목앞에 두고 폭이 확 넓어
지는데, 그 길목에 강촌역이있다. 강촌은 대성리와 함께 90년대까지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2010년에 찾아간 강촌역은 달라진 신세대의 풍속에 고전을 면치 못한 듯 많이 쪼그라든 모습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기차역이 보여주는 풍경만큼은 여전히 낭만적이었다.
기차가 도착하면 막걸리 상자와 기타
를 든 학생들이 줄지어 내리던 풍경은 빛 바랜 사진첩 한 켠으로 사라졌고, 요즘 세대를 대변하는 듯 역 벽면에알록달록하게그래피티를 그려 넣은 역의 풍경이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새로운 이름의‘젊음’이아닐까싶다.

 지금 강촌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기차를 타는 젊은이들 역시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면 또 얼마나 아프고 환하게 이 곳을추억하게될는지.

 시간은흐른다. 시린이겨울이가면, 저기춘천에서물길따라봄소
식이 먼저 피어 오를 것이다.
계절이 바뀌며 흐르는 시간 속에서 새
길이태어나고새길또한언젠가는옛길이된다. 지금 춘천을 향하는 길은 서울춘천고속도로와 46번지방도가있다. 옛 이야기를따라 46번 지방도를 택할 것인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인지. 선택의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사진 4) 강촌역을 지나는 기차는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의 낭만을 실어나른다
사진 5) 46번 국도는 굽이굽이 흐르는 남한강을 따라 춘천으로 인도한다
사진 6) 호명호수에 이르는 산길에는 예쁜 펜션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춘천, 봄빛이 먼저 와 물길을 비추고 드디어 도착한 춘천에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공지천 유원지. 의암댐에서 약 10km 떨어진 이곳은 춘천시로 진입하기 바로 직전 만날 수 있다. 소양강의 한 줄기인 공지천 물가에 조각공원, 분수대, 보트장, 잔디광장, 체육시설, 야외 공연장을 비롯하여 전적기념관, 어린이회관, 에티오피아참전기념비 등의 시설이 있어 관광객으로 연중 붐빈다.

 공지천
유원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마침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는데, 춘천이라는 이름답게 금빛으로 출렁이는 강물을 바라보니 꼭 이곳에 봄이 먼저 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근에는‘소양강 처녀’라는 아름다운 노랫
말 속의 주인공을 조형물로 세워놓았다. 슬피우는 두견새는 없었지만 노래 가사처럼 해저문 소양강의 황혼이 지는 모습은 소양강 처녀상의 금빛과 어울려 찬란한 서정미를 뽐내고 있었다. 게다가 밤이 되면 춘천시가 관광지를 재정비하면서 만든 색색의 조명들이 곳곳을 비추며 화려한 야경을만들어낸다.

 아쉽게도 날이 저물어 아름다운 야경에 만족
해야 했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변의 중도관광지, 의암댐, 춘천댐, 소양댐, 삼악산 등을 두루 살펴보길 권한다.

 밤이 되면 빛나는 것은 공지천 유원지 하나만은 아니었다. 이제는 한
류 바람을 타고 드라마 속 관광지를 찾아오는 외국인 광관객들의 단골 여행지가 되었지만, 춘천의 중심지 명동으로 들어서면 낭만의 도시 춘천이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유효함을 느낄 수 있다. 분주하게 지나다니는 젊은이들이 눈이 수북하게쌓인 명동 거리를 조명만큼이나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의류, 신발, 화장품 상점들이
주눅 늘어서 있어 패션의 거리가 되어 있었지만, 아직도 이 길의 중심에는 닭갈비 하나로 춘천을 유명 관광지로 만들어낸‘닭갈비 골목’이 있다.
 
고소한 냄새로 춘천을 찾아온 청춘 남녀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 닭갈비 골목은 이제 일본, 중국 등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입맛 까지도사로잡고있다.



사진 1) 춘천시의 중심지 명동 거리는 젊은이들의 차지다
사진 2) 이제는 춘천의 상징물이 된 소양강 처녀상의 야경
사진 3) 노래가사처럼 해 저문 소양강에 아름다운 황혼이 지고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통행요금은 현금, 고속도로카드, 후불 신용카드, 전자카드 등으로 낼 수
있어 편리하며 요청 시 세금계산서도 발부해 준다.
문의 033-269-1400,
www.schighway.co.kr


46번지방도(경춘가도 구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퇴계원I.C→진관I.C(가평, 춘천방향)→마석터널→
모란터널→금남I.C(춘천 방향)→대성리→가평→춘성대교→강촌삼거리(강촌역)→
의암터널→학곡사거리에서 좌회전→춘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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