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재산목록의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동차를‘애마’라고 부르면서 철저하게 관리한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게 자동차를 애지중지하는사람들도 신기하리만치 타이어에는 그다지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타이어는 관심 밖으로 멀찌감치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의 성능이 아무리 빼어나도 결국 최종적으로 지면에 성능을 전달하는 것은 타이어라는 것을 알아두길 바라면서 운전습관이 타이어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을 살펴본다.
글 박정선 일러스트 임성구
▶ Case 1 : 잘못된 주차는 볼록 타이어의 지름길
얼마 전 새 차를 뽑은 직장인 K씨.
SUV의 실용성과 쿠페의 화려함을 고루 갖춘 고급 SUV 차량을 구입하였다.
잘 빠진 차량의 모습은 보기에도 아까울 정도였는데, 이렇게 멋진 차에서 내리면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
에 받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K씨는 무리하였지만 이 차를 산 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한 K씨, 화려한 차량의 디자인에 걸맞은 모습이 필
요하다고 느끼고 쇼핑을 시작한다. 선글라스는 기본, 핑크색 셔츠에 값비싼 스위스제 오토매틱 시계도 구입했다.
기왕 ㅁ는 거 용기를 내어 하얀색 가죽 구두까지 신으니 연예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지출이 심해 당분간은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일 형편도 못 되었지만 겉모습만큼은 부유층의 자제, 딱 그 모습이었다.
게다가 그의 자동차는 누구나 동경하는 고급 수입 SUV 차량이 아닌가.
차에 걸맞은 완벽한 복장을 갖추고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자동차에서 내리는 그 순간을 K씨는 마음껏 즐겼다.
콧노래를 부르며 차에서 내려 수입 SUV의 키를 손가락에 걸고 빙빙 돌리며
걸어가면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마치‘나는 돈이 많아요’라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폼을 재느라 K씨가 간과한 것이 있으니 바로 주차 환경이다. 허세를 부리다 보니 이런 비싼 자동차도 신경 써서 주차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지금 K씨의 차량은 바닥에 툭 튀어나온 돌을 밟고 서 있다.
잠깐이라면 상관 없지만, 오랫동안 요철 부위에 주차를 하게 되면 차량의 하중이 특정 부분에만 고스란히 전달되어 결국 타이어가 볼록하게 늘어난다.
이런 경우 회전 밸런스가 무너져 달릴 때 진동과 소음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차량을 주차한 뒤에도 올바르게 주차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습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 Case 2 : 급격한 코너링 습관은 숄더부 이상마모의 원인
B씨는 경제적인 운전습관을 들였다고 자신하고 있다.
시작은 몇 해 전 자동차 잡지에서 본‘연비를 늘이는 경제적인 운전습관’이라는 칼럼을 읽고 난 뒤부터였다.
연비를 높이는 운전습관의 핵심은 바로 앞의 상황을 예측하여 타력주행을 늘리고 웬만해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속도를 줄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 뒤부터 B씨는 칼럼에서 읽은 내용을 철저히 지키며 앞의 교통상황을 예측하여 타력주행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운전 중 자주 트립컴퓨터로 평균 연비를 체크하는 습관도 덩달아 들었는데 확실히 연비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터라 B씨는 이런 경제적인 운전습관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B씨가 코너에서도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면 코너를 빠져 나와 다시 그만큼 가속을 해야 하므로 이는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연비를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연비가 자동차의 모든 것은 아니다. 타이어를 생각한다면 코너에서는 충분히 속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격한 코너링은 타이어의 접지면과 직각 방향으로 차량에 하중이 쏠리게 한다. 이는 관성에 의한 원심력 때문인데, 타이어는 물성을 가진 제품이어서 옆으로 힘을 받으면 그만큼 미세하게 옆으로 쏠리게 되어 숄더 부가 지면과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숄더는 트레드와 사이드월의 중간 부분으로 이곳이 계속해서 닳게 되면 편마모가 발생하여 타이어를 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교체해야 한다. 마모가 심해지면 주행 중 타이어가 찢겨져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는 대부분 큰 사고로 이어지므로 급격한 코너링 습관은 삼가야 한다.
▶ Case 3 : 흙먼지가 묻은 타이어는 세정이 필요
아웃도어 스포츠광 L씨.
주말이면 자신의 SUV 차량에 장비를 싣고 교외로 나가 카약, MTB, 암벽등반 등 거친 사내의 포스가 철철 넘치는 분위기의 레저를 즐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포장 도로를 달리게 될 일이 많아졌는데,
이 역시 야생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 든 L씨는 점차 오프로드 주행을 즐기게 되었다.
특히 돌이 튀어 차량에 흠집이 나는 자갈길보다는 흙먼지 풀풀 날리는 흙길을 좋아했는데, 이런 도로를 달리면
마치 자신이 파리 다카르 랠리에 출전한 선수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드러운 흙먼지는 차량에 흠집을 만들지도 않아 마음껏 속도를 높였고 차량은 더욱 더 큰 먼지를 일으키며 L씨를 야생의 세계로 인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다시 집으로 로 돌아온 L씨는 흙먼지 뒤집어 쓴 자신의 차량이 아웃도어 스포츠맨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는 이유로 그대로 주차하고 방치해두었기 때문이다.
SUV와 같은 차량은 본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 위한 것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오프로드를 주행해도 무리는 없다.하지만 문제는 흙먼지!
비포장도로의 흙먼지는 미세하지만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차량 내에서 정밀 부품의 부식을 유발시킬수 있다.
특히 바닷가에 인접한 도로라면 더욱 그러하다.
타이어 역시 오염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오프로드를 주행한 뒤라면 깨끗하게 세정해 주는 것이 타이어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다. 특히 사이드월은 햇빛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두께도 얇기 때문에 손상되기 쉬운 곳! 타이어 세정시에는 가장 신경 써야 할 곳이 바로 사이드월이다.
또한 여름에는 타이어를 세정 후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차량을 주차해야 물기가 빨리 마르고 얼룩도 안 생긴다. 겨울에는 타이어 세정 후 마른 천으로 곳곳의 물기를 깨끗이 닦아주어야 브레이크 말림, 림 부분 손상 등을 방지할 수 있다.
▶ Case 4 : 겨울에는 겨울용 타이어로 안전을 확보
인생의 좌우명이 폼생폼사인 H씨.
그의 애마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넓은 접지면에 낮은 편평비의 타이어를 장착한 그의 차량은 300마력이 넘는 파워를 고스란히 지면에 전달하며 H씨에게 짜릿한 중력가속도를 선사한다.
이렇게 멋진 차량을 구입한 이후 H씨에게 새로 생긴 취미는 차량의 통행량이 적은 새벽 시간에 인천공항 고속도로로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이었다. 차량이 많은 낮 시간 동안 자기 성능의 10분의 1도 채 발휘하지 못하는 괴물 엔진의 성능을 봉인 해제하여 극한까지 끌어올려주었다.
뒤통수를 통해 전달되는 엔진 굉음은 미드십 엔진이 주는 선물. 마치 포효하는 야수처럼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를 들으며 신나게 달릴 때면 마치 F1 드라이버라도 된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이렇게 H씨는 고성능 스포츠카가 주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뚜렷한 4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이 있는 나라가 아닌가. 드라이브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은 짧기만 하고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다.
첫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H씨는 눈이라면 질색이다.
그의 차량은 미드십 엔진에 후륜구동 방식인 고성능 스포츠카가 아닌가. 달리기 성능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이런 구동방식이 빙판길에서는 그야말로 쥐약. 일반 차량보다도 더욱 거북이가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이 오지 않더라도 노면이 얼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겨울용 타이어 아이젠 KW27은 프리미엄 세단은 물론 고성능 스포츠카
를 위한 저편평비 타이어도 사이즈가 있고 사이드월 디자인도 빼어나기 때문에 H씨의 안전은 물론 폼생폼사의취향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
▶ Case 5 : 과속방지턱은 두바퀴로!
성격이 급하기로 소문난 G씨.
당연히 G씨의 운전습관 역시 그 성격을 그대로 대변한다. 차가 막히면 바쁘다는 핑계로 갓길 주행을 일삼다가 적발되어 딱지를 끊은 적도 수 차례. 도로에서는 늘 제한속도를 넘어버리는 고속주행의 습관이 있다.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드라이빙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G씨가 쉽게 운전습관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자동차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가속이 뛰어나고 브레이킹 성능 역시 탁월한 그의 자동차는 늘 G씨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움직여주었다.
이런 고성능 차량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결과적으로 G씨의 운전습관을 더욱 악화시키고 말았다.
이런 G씨다 보니, 운전 중 가장 짜증나는 일이 바로 과속방지턱을 만나는 것이다.
제아무리 성격 급한 G씨라고 해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과속방지턱을 넘었다가는 그가 아끼는 차량
이 어떻게 될지 뻔히 알고 있기에 속도를 줄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속도를 줄이는 것만큼은 그의 자존심이 용납을 하지 못했는지 G씨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편법을 쓰곤 했다. 그것은 바로 차선 바깥쪽으로 넘어가면서까지 한쪽 바퀴로만 과속방지턱을 넘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하니 두 바퀴로 동시에 넘어갈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넘어도 차량에는 큰 충격이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G씨는 이런 습관으로 과속방지턱을 넘어설 때마다 왠지 모를 승리감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곤 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과속방지턱을 한쪽 바퀴로만 넘게 되면 자동차 서스펜션의 한쪽 토우만 계속해서 힘을 받게 된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면 결국 한쪽 바퀴만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되어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다. 이는 얼라인먼트를 잡아달라는 신호인데, 제때 얼라인먼트를 잡아주지 않으면 타이어에 이상 마모가 발생한다.
주위를 살펴 보면 G씨와 같은 운전자들이 참 많다. 운전은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최선임을 알아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