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품들의 용도는 무엇일까? 다소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자동차 관련 업계 관계자라면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타이어가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역할이지요.”
그렇다. 자동차의 성능은 100% 타이어를 통해 지면으로 전달된다.
이토록 중요한 타이어, 공기압만 제대로 체크해도 자동차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글 나성엽(동아일보 기자)
자동차 설계도 타이어부터
모든 자동차의 설계는 타이어부터시작한다.
차량을 개발하기 전에 우선타이어의사이즈와 성능이 결정된다. 디자이너들은 앞서 만들어진타이어를 적당한 위치에 갖다놓고 타이어의 위치에 맞춰 차량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제아무리 빠른 슈퍼카도,제아무리 비싼 럭셔리 세단도 결국 그 자동차가 만들어진 목적은 ‘타이어를 끼워서 주행했을 때 해당 타이어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소음, 승차감, 속도 등은 결국 타이어가 내는 다양한 기능에 맞게 차량을 설계한 결과물이다. 고성능 엔진과, 최첨단 안전장치, 각종 편의사양은 결국 타이어를 위한 액세서리에 지나지않는 것. 바꿔말하면, 아무리 비싼 차량이라도 타이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값을 못한다는얘기가 된다. 즉, 제대로 관리된 타이어를 장착한 소나타가 벌써 몇 개월째 거들떠보지 않은 타이어가 장착된 BMW보다 ‘좋은 차’인 것이다. 말로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위를 둘러보면 ‘아반떼 보다 못한 벤츠’‘, 소나타보다 좋은 마티즈’를타고 다니는 운전자들이 많다.
쉽지만 관심 밖인 공기압 관리
모든 조건이 똑 같다고 가정할 때
타이어의 성능을 가름하는 것은 바로 공기압이다. 적정 공기압보다 공기가 많이 들어갔을 경우에는차량이 통통튀는 느낌이 나며 공기압이 적을 때는 푹신하지만 왠지 차가 굼뜨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량 사용 설명서나차량 B필러 아랫부분에 명시된 메이커에서 제시한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야만 메이커가 의도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으나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는 비싼 돈 내고 산 차를 제성능을 느끼지 못한 채 말 그대로 ‘이동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
이는 공기압을 측정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눈으로 봐서 타이어가 눌려 있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정 의심이 되면 발로 꾹꾹 눌러서 확인한다.
물론 시내에서 출퇴근 하는 용도로만 차량을 이용한다면 이와 같이 타이어를 관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운전자들이 모처럼 주말이나 휴가철을 맞아 고속도로에서 기분 낼 때다. 평소 타이어 관리를하지 않는 차량의 타이어 공기압은 대부분 적정 공기압 보다 부족한 상태다. 실제로 최근 한국 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제품안전학회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운행중인 차량 타이어의 44.2%가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공기압에 10% 이상 미달하는 경우도14%에달했다. 이처럼 공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타이어 내부에서는‘스탠딩 웨이브’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고속도로에서 바퀴가 빠른 속도로 회전할 경우 타이어 내부의 부족한 공기는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타이어의 특정 부위에 쏠려 있던 공기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게 되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공기압 관리, 누가 해야 하나
4, 5개월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갈 때마다 자동차 정비업소에서는 ‘서비스’라며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 준다. 대부분의 정비업소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의습관을 잘 알기 때문에 적정 공기압 보다 10% 이상 공기를 많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각자 타이어의 상태나 사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타이어 공기압 정도는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타이어 공기압을 혼자서 테스트하는 방법은 이렇다.
① 차를 밤새 세워둔 뒤 아침에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한다.
② 공기압이 부족할 경우 펌프로 보충하고 다시 체크한다.
③ 4개 타이어 중 특정 타이어의 공기압이 현저하게 부족할 경우 ‘펑크’를 의심하고 ‘타이어프로’와 같은 타이어 전문점을 찾는다.
하지만 가급적 공기압 관리도 타이어프로와 같은 전문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